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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지금] 2024년 6월 2일 선거를 앞둔 멕시코는?

멕시코는 지금

by 루시초이 2024. 5. 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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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2일

약 열흘 뒤쯤 멕시코 전국은 대통령, 하원의원(Diputado local), 지자체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이전 정치 포스팅에서 얘기했듯이 멕시코는 연방 선거를 하루 안에 진행하고 이 날 지자체 선거도 진행하기에 이 날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다. 모든 선거가 그러겠지만 이 날 하루의 투표로 향후 6년 간 연방, 지방 정부는 물론 국회의 구성원까지 바뀌게 되므로 앞으로의 멕시코 정치 지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멕시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선거로, 약 9,800만여 명의 유권자가 2만 여석이 넘는 선출직을 뽑기 위해 투표에 참가할 예정이다.
 

유력 대선 후보 3인, 그중 현 집권당이 강세?

los candidatos presidenciales de Mexico, 2024
왼쪽부터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소치틀 갈베스(Xochitl Galvez), 호르헤 알바레스 마이네스(Jorge Alvarez Maynez), 출처:Cuartoscuro.com

이번 66대 대통령 선거의 유력 후보는 현재 집권당인 국가재건운동(Movimiento Regeneración Nacional, MORENA)의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Pardo), 3개 야당 연합(PRI, PAN, PRD)베르타 소치틀 갈베스(Bertha Xóchitl Gálvez Ruíz), 시민운동당(Movimiento Ciudadano)호르헤 알바레스 마이네스(Jorge Álvarez Máynez)다. 국내에 보도된 몇 안 되는 기사와 자료들에서는 현 집권당인 국가재건운동(MORENA)당과 대통령 AMLO, 그리고 그 후원을 받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그건 독재국가의 관영언론 격인 El Universal 지 등의 내용이나 정부가 발행하는 공식 자료를 통해 그렇게 파악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 멕시코 내의 여론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부정적이며 그간 AMLO가 6년여간 보여온 행보를 찬찬히 살펴본다면 왜 그런지 이해가 간다. 그래서 사실 멕시코 언론에서 발표하는 설문 조사 등은 그리 신뢰하지 않는 편인데 이건 현 행정부 시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멕시코 언론은 언제나 그래왔기 때문이다. (멕시코 언론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기로...)
 

실제 여론은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을까?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고 나름 정치적 소신이 있는 멕시코 인들의 대다수는 '일단 MORENA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멕시코 집권 여당에 대한 인식이 좋았던 적은 딱히 없긴 하지만 지금만큼 강경하고 또 '완전히 질리다 못해 끔찍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건 처음이다. MORENA와 AMLO가 벌인 6년 간의 행적에 대해서도 차차 다루고 싶어 사례를 수집 중인데 얼마 하지 않았지만 이 정도까지 했는데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후보는 2명이다. 그 중 멕시코 정치를 대표했던 3개 당인 제도혁명당(RPI), 국민행동당(PAN), 민주행동당(PRD)의 연합 후보인 소치틀 갈베스(Xóchitl Gálvez)의 지지율이 눈에 띈다.

Xochitl Galvez y los intelectuales
소치틀 갈베스(Xochitl Galvez) 후보와 그녀를 지지하는 지식인 일부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출처: El Sol de Mexico)

이 가운데 학자, 작가, 전 정치인 등 250명의 지식인들이 소치틀 갈베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성명을 발표했다. 멕시코 철학자 로거 바르트라(Roger Bartra)가 발표한 성명서에는 '현 집권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권위주의적인(autoritaria deriva) 행보는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바, 현재 멕시코의 민주주의가 큰 위기에 처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소치틀 갈베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작가인 엔리케 크라우세(Enrique Krauze), 엑토르 아길라르 카민(Héctor Aguilar Camín), 전 외교부장관 호르헤 카스타녜다(Jorge G. Castañeda)가 동참하기도 했다. 며칠 전 진행된 세 번째 대선 후보 TV 토론회가 끝난 후 소치틀 갈베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기도 했다는 것으로 보아 마지막까지 결과를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캠페인 전까지 멕시코 시티 시장을 지내기도 했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후보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실제로 그런 건진 알 수 없으나) 현재 멕시코 국민들의 전반적인 여론은 'MORENA는 반대'이기 때문이다.
 

선거에 앞서 반복되는 후보 공격, 피습

치안이 좋지 않기로 유명한 게레로(Guerrero), 미초아칸(Michoacán) 주 등은 물론 남부의 치아파스(Chiapas), 오하카(Oaxaca) 주 등지에서 후보는 물론 그의 친지, 지인, 심지어 지지자와 선거 사무실 등을 공격하고 폭력을 일삼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멕시코는 선출직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되려면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는 아이티(Haiti) 보다도 더 위험한 나라라는 국제적 오명(?)을 쓴 바 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게레로(Guerrero) 주에서는 선거 캠페인 시작부터 절단된 시체, 선거 사무실 공격 등의 끔찍한 범죄가 매일 발생하고 있고 이를 견디다 못한 16명의 후보가 중도 사퇴하기도 했다.  이들 지역뿐만이 아니다. 누에보 레온(Nuevo León), 할리스코(Jalisco), 콜리마(Colima) 등에서도 작년 11월부터 계속해서 지역 단체장 유력 후보들이 차례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멕시코 범죄 조직이라고 하면 당연 마약 카르텔(Narco)들이고 이들은 매 선거마다 폭력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와 세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이제 멕시코는 자신의 뒷배경이 돼주는 카르텔 없이는 아무리 작은 시골 마을이라도 정치든 행정이든 시작 조차 해볼 수 없는 상황이다. 거기다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기 때문에 당연히 폭력의 횟수와 규모도 이전과 비할 바가 아니다. 가뜩이나 집 밖에 나서기도 무섭다는 일부 지역 주민들은 '매 순간 시체가 나온다'는 믿기 어려운 말을 전하고 있다.
 

대규모 군 병력까지 동원한 선거 치안 정책

캠페인 기간 동안 발생하는 폭력도 문제지만 진짜 큰 걱정거리는 선거 당일이다. 멕시코는 폭력이 개입하지 않은 평화적인, 순조로운, 깨끗한 선거를 치른 적이 단 한 번뿐이라고 얘기할 정도다. 멕시코 혁명이 발발하고 이를 이끈 프란시스코 마데로(Francisco J. Madero)가 당선되었던 그 선거를 제외하고는 매 선거마다 선거함 탈취, 투표 방해, 유권자 폭력, 투표장 진입 방해 등 각종 폭력 행위가 난무했다. 그래서 멕시코 선거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선거를 앞두고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그런 우려가 팽배해 있다. 선거 당일, 투표소까지 가는 길이 험난할 수도 있고 그곳에서 위험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멕시코 국방부(Secretaría de Defensa Nacional), 해군부(Secretaría de Marina), 국가방위군(Defensa Nacional)이 연합하여 선거 전부터 주요 우범 지역과 범죄 행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순찰에 들어간다. 범죄 조직들이 선거에 개입하거나 교란하는 행위를 사전에 미리 차단하여 선거 당일 각종 교란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7,245명의 병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선거 당일에는 국가방위군과 주 경찰(Policías Estatales)이 치안을 담당한다고 한다.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온 멕시코 대선, 역대급 규모의 이번 선거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이며 과연 평화적으로 안전하게 잘 치러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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